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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인기 있었던 SUV는 현대 싼타페 TM이다. 증거는 판매량이다. 총 9만9,143대 팔려 단일 모델로서 으뜸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 싼타페도 걱정거리가 있다. 가격대가 절묘하게 겹치는 수입 SUV가 늘고 있기 때문. 이들은 수입차 특유의 할인까지 녹이면 가격적 메리트가 더 커진다. 덩치는 싼타페보다 작을지언정 상품성도 만만치 않다. 싼타페를 장바구니에 담은 사람들이라면 '나도 한 번?'하는 생각 들 만한 녀석들이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BMW X1은 구하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진짜 살 수 있는 싼타페 대체재 수입 SUV'는 뭐가 있을까? 이 질문으로부터 닛산 엑스트레일, 푸조 3008, 지프 컴패스를 소개한다.


닛산의 베스트셀링 SUV, 엑스트레일

전 세계에서 600만대 넘게 팔린 닛산의 대표 SUV 엑스트레일. 국내 도입이 살짝 늦긴 했지만 첫 번째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지금 엑스트레일은 3세대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2.5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4.2kg·m를 발휘한다. 무단변속기 물려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 즐기기 좋다. 차체의 길이는 4,690mm로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쯤이다. QM6의 형제차지만 더 파워풀하고 품질도 안정적인 게 장점.

GOOD : 편의장비 많고 가격 저렴
“수입차는 옵션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에게 비교적 괜찮은 선택지다. 엑스트레일은 요즘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장비를 잘 담았다. 8인치 내비게이션과 오토 에어컨, 운전대 열선과 앞좌석 열선, 전자동 테일게이트,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이기 때문.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로 외관을 꾸민 점도 트렌드에 알맞다. 긴급 제동 시스템과 후측방 사각지대 경고를 탑재한 점은 막강한 세일즈 포인트. 값도 저렴하다. 전륜구동 기본형은 3,460만 원. 여기에 290만 원을 더 내면 사륜구동을 뽑을 수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과 19인치 휠을 단 4WD TECH는 4,120만 원이다. 싼타페 주력 등급의 값과 엎치락뒤치락한다.

BAD: 너무 심심한 얼굴
편의장비를 어느 정도 갖췄고 값도 저렴한 축에 든다. 문제는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것이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일지언정 전기형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닛산의 시그니처인 V-모션 라디에이터 그릴도 어딘지 어색하다. 결국 닛산 엑스트레일은 ‘디자인 크게 신경 안 쓰는 이들'에게 어울릴 것이다.

 

톡톡 튀는 수입 SUV를 원한다면, 푸조 3008

3008은 닮은 차가 단 한 대도 없다. 그래서 독특한 거 선호하는 이에게 딱이다. 약점은 허약했던 엔진. 다행히 2019년형부터 나아졌다. 신형 1.5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낸다. 수치 상 10마력이나(?) 높아진 것. 변속기도 8단으로 업그레이드 돼 효율이 좋아졌다. 차체 길이는 엑스트레일보다 짤막한 4,450mm다.

GOOD: 첨단 안전장비와 좋은 연비
편의장비는 엑스트레일과 서로 비슷하다. 기본형인 알뤼르는 전동 트렁크와 파노라마 선루프가 빠진다. 대신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기본이다. 안전장비는 3008이 우위다. 긴급 제동 보조, 차선 이탈 경고, 후측방 사각지대 경고 뿐만 아니라 차선 벗어나는 걸 보정해주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도 들어간다. 2019년형은 연비도 좋아졌다. 엔진 크기를 줄이되 다단화로써 효율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공인연비는 14km/L다. 2018년형보다 L당 0.9km를 더 갈 수 있다. 따라서 싼타페 2.0D보다 조금이나마 기름값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

BAD: 은근히 비쌈
기본형인 알뤼르는 4,023만 원이다. 할인 받으면 3,85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다만 차의 스펙을 따져보면 살짝 비싼 감이 있다. 1.5L 디젤 엔진의 제원은 투싼 1.6D과 비슷할 뿐이다. 덩치는 투싼보다 왜소하다. 결국 3008은 싼타페보다 투싼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된다. ‘독특한 수입 SUV’를 원한다면 더 없이 좋지만 값 대비 가치를 따지기에는 아쉬움 남는다.

 

다재다능한 SUV, 지프 컴패스

생김새와 달리 비교 모델 중 가장 작다. 차체의 길이는 4,400mm다. 싼타페와 비교하면 손바닥 두 뼘 가까이 짤막하다. 엔진은 체로키와 공유하는 2.4L 가솔린이다.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4kg·m의 힘을 네 바퀴에 전한다. 여기에 ZF제 9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되 오프로딩 능력도 갖춘 다재다능 SUV다.

GOOD: 지프 유전자 있는 엔트리 SUV
컴패스는 ‘베이비 그랜드 체로키’로 불린다. 지프의 꼭짓점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를 닮아 붙은 별명이다. 생김새 뿐만 아니라 성격도 닮았다. 컴패스는 사륜구동 버전만 있다.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절반씩 배분하는 4WD LOCK으로 험지를 다닐 수 있고, 셀렉 터레인 기능 활용해 환경에 맞게끔 운동성을 바꿀 수도 있다. 편의장비도 나름대로 갖췄다. 앞좌석 열선 시트, 운전석 전동 시트, 오토 에어컨, 파노라마 선루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스마트키, 7인치 모니터가 기본이다. 상위 등급인 리미티드는 운전대 열선, 조수석 전동 시트가 더해지고 모니터도 8.4인치로 더욱 커진다. 가격은 론지튜드(기본형)가 3,940만 원, 리미티드는 4,290만 원이다. 하지만 할인 폭이 커 3,000만원 초중반대에 살 수 있다고. 앞서 말한 모델보다 저렴하다.

BAD: 트렌드 벗어난 포인트가 아쉬워
공인 연비는 L당 9.3km다. 비교 모델 중 가장 나쁘다. 네바퀴 굴림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지만 9단 AT를 달고도 기대 이하의 연비를 내는 게 의외다. HID 헤드램프나 말뚝 같이 생긴 기어 노브, 특색없는 인테리어도 아쉬움 남는 포인트들. 마치 5년 전 신차를 보는 느낌이랄까.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다면 쉽게 질릴 수 있으니 참고하자.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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